간만에 집에서 너무 많이 먹었더니 몸이 찌뿌둥하기도 하고,
등산간지도 한 한달은 넘은 것 같아서 급 인왕산행을 결심했다.
네이버 블로그 몇개 들어가보니 무악재역에서 내려서 가는 코스가 나오길래 바로 고고씽~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한 것이~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대개 등산코스엔 사람들 바글바글한데 말이다.
그래도 또 용감하게무식하게 올라갔더니 한 중턱쯤 해서 공사중이라는 현수막이 달려있었다;;;
작년 문경새재갔을 때 금지된 길로 갔다가 쌩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지만
335m짜리 산에서 조난될린 없겠지 + 갈 수 있는데까지만이라도 가보자~ 하는 심정으로 계속 올라갔다.
역시 정상에 가보니 사람들이 많았다.(알고보니 다들 정식 루트로 오신 분들)
아저씨아줌마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신년기념 쏘주를 나누고 계셨다.......
해가 지나도 쏘주맛은 변하질 않는다며^^;
전경이 확 트여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작년에 관악산 갔을 땐 나무가 많아서 서울이 잘 안보였는데
여긴 강북 일대가 좌르륵~ 펼쳐지면서 눈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인왕산 기운으로 올 한해도 무사하긔루!~
성곽공사를 위해 모노레일을 깔고 있었다.
초소를 지키는 경찰or전경이 어디서 왔냐고, 오면서 위험하지 않았냐고 꼬치꼬치 캐물었다.
근데 내가 온 길을 잘 모르던데.... 정식코스가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튼 내려갈 땐 성벽따라 옥인동 쪽으로 가는 코스로 갔다.
성벽이 너무 귀여워서 높지 않은 인왕산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바위산이라 곳곳에 절경도 숨어있었다.
주말에 가볍게 등산하기에 좋은 산인듯.
내려오니 매번 버스타고 지나가기만 했던 사직단가 있어 잠깐 들렀다. (종로도서관 옆)
사社는 땅을, 직稷은 곡식을 뜻한다고 한다.
내가 이걸 왜 아냐면, 길가시던 할아버지가 설명해줬기 때문인데...;;;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더니 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반환받은 의궤 전시가 오늘까지 무료라고 가라고 하셨다.
원래는 덕수궁미술관만 들렸다 가려고 했는데
안갈 수가 없게 되어서 구경하러 갔다.
경복궁 역으로 바로 연결되기도 하고.
의궤는 조선시대 행사를 세세히 기록해놓은 책이다.
썼던 물건들 하나하나 그림그려놓고 설명해두었다.
그 특유의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서 한참 들여다 보았다. 힝 귀욤..
초등학생들을 위한 브로셔를 따로 만들어둬서 애들은 문제푸느라 여념이 없었고
부모들도 같이 푼다고 열심이었다.
한 아저씨는 '이렇게 보다 몇시간 걸리겠다!' 라며 푸념을 하기도 했는데,
내일 출근해야하는 알바생으로서 그 심정이 공감가면서도 아주 밉상이었다.
광화문로로 나와서 덕수궁미술관으로 이동하는 길.
문광부 헐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짓고 있는 모양이었다.
건설용 가벽에 물건 기증하라고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대강 성의가 없는 것이, 꼭 내가 그린거 같아서 찍어보았다.
서울광장에선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여기도 해치, 저기도 해치.
인왕산 공사 표지에서 해치보고 식겁했는데
디자이너가 온갖 종류의 해치를 제조하고 있는듯하다.
해치새끼... ♥
한쪽에선 통일교 문선명님(?)의 탄신일을 기념하여 거리행진을 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에 보니 애들이 적개심 가득한 글을 써놓았던데.
뭐랄까. 크리스마스보다 낫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고.
확실히 한국스러운 면모가 돋보였다.
풍물놀이라든가.. 색깔이나 문양 느낌같은게.
보기 좋았다. 뭔가 자유국가 같잖아. (물론 돈을 많이 냈겠지만서도..)
아 무 튼
드디어 덕수궁미술관 임응식 사진전에 도착했다.
진짜 나 어릴때보다 훨씬 나아진게 도슨트 프로그램이 많이 늘었다는 거다.
이쁜 도슨트 언니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설명을 들었다.
후기 작품은 크게 세개 파트로 나뉘는데 고궁, 인물, 명동거리
원체 기획도 잘 했거니와 아카이빙 해놓은 것도 매우 좋았다.
명동거리의 사진 spot을 지도로 구성해놓은 것은 갖고싶을 정도였다.
'고독한 산책자의 마지막 종착역'이라니.....!
그리고 고궁 사진을 보는데
도슨트 언니가 건축가와 예술가의 건축물에 대한 시선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어렴풋이 나는 설계를 안할 수밖에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선은 길러지는 거겠지만서도...
인물 사진들 보면서, 가까운 사람들 사진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 특히 엄마도 그렇고. 남자친구도.
찍찍이 가져와야지. 찍찍이가 내 시야 고대로 찍어줘서 편하고 좋다.
저~쪽에 서울시청 거의 다 지어져가는 거 보인다. 쩝.
역시 처마의 잡상들은 귀욤귀욤하다♥
오늘의 다리 아픈 등산책 끝~